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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임윤찬 "음악가로서 대단한 업적은 콩쿠르 우승 아닌 음악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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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임윤찬 "음악가로서 대단한 업적은 콩쿠르 우승 아닌 음악 나눔"

입력
2022.11.28 17:34
수정
2022.11.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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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향과 '베토벤·윤이상·바버' 앨범 28일 발매
콩쿠르 우승 후 첫 앨범 "광주시향의 열정에 큰 영향"
"호스피스 병동 등 찾아가는 연주회 소망,
그 분들이 몰랐던 또 다른 우주 열어드리는 일"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콩쿠르 우승 후 첫 앨범이 공연 실황을 담고 있는 데 대해 "누가 치는지 모를 정도로 무난한 연주만 나올 수 있는 스튜디오 녹음보다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studio possiblezone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콩쿠르 우승 후 첫 앨범이 공연 실황을 담고 있는 데 대해 "누가 치는지 모를 정도로 무난한 연주만 나올 수 있는 스튜디오 녹음보다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studio possiblezone

"제게 피아니스트로서 꼭 해야 하는 근본이 되는 일이라면 보육원, 호스피스 병동 등 음악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분들을 조건 없이 직접 찾아가 연주하는 일입니다. 그분들에게 또 다른 우주를 열어드리는 과정일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 후 분주한 국내외 연주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윤찬(18)의 꿈은 사회의 음지를 향해 있었다. 콩쿠르 우승 직후 소감을 밝히면서 "대단한 업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던 임윤찬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으로부터 소외된 이웃을 보듬는 일을 "음악가로서 대단한 업적"으로 꼽았다. 그는 "예전부터 연주회 티켓 판매 수익으로 후원하는 일은 이해되지 않았고 음악을 듣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분들을 초대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서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피아니스트) 손민수 선생님 밑에서 배운 것 중 하나가 그런 것이고, 나도 곧 내가 원하는 대단한 업적을 이루려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임윤찬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임윤찬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임윤찬은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함께 한 앨범 '베토벤·윤이상·바버'의 발매에 맞춰 이날 간담회를 열었다. 유니버설뮤직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로 나온 앨범은 지난달 8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공연 실황을 담고 있다. 광주시향과 임윤찬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와 광주시향이 연주한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임윤찬이 앙코르로 연주한 몸포우 ‘정원의 소녀들’, 스크랴빈 ‘2개의 시곡’ 중 1번, '음악 수첩'이 담겼다.

임윤찬은 첫 앨범 연주곡으로 '황제' 협주곡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베토벤이 꿈꿨던 유토피아, 베토벤이 바라본 우주 같은 느낌을 청중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많은 '황제'를 듣다 보니 부족한 내 귀에는 화려하게만 들렸다"며 "최근 인류에 큰 시련이 닥쳐 매일 나가지도 못 하고 방 안에서 연습하며 다시 들으니 이 곡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임윤찬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윤찬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윤찬의 이번 앨범 취입은 지난해 광주시향 송년음악회에서 임윤찬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함께 연주한 홍석원 광주시향 상임지휘자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홍 지휘자는 "지난해 윤이상 선생의 '광주여 영원히' 음반 작업을 준비하던 중 송년음악회를 함께한 임윤찬에게 연습 도중에 반해 고민 없이 바로 같이 녹음할 것을 제안했다"며 "지난해 라흐마니노프가 10대 청년의 질풍노도 같은 에너지 강한 연주였다면 이번 베토벤 '황제'는 2악장이 특히 애절한, 완전히 다른 색깔의 연주였다"고 말했다. 이어 "앨범에 담긴 지난달 8일의 연주와 앞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열린 지난달 6일 광주시향 정기연주회의 색채도 완전히 달랐다"며 "계속 연주 스타일이 바뀌는데 모두 설득력이 있어 천재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만족한 공연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임윤찬은 이번 광주시향과의 협연에 대해 "예향의 도시 광주시향 단원분들의 엄청난 에너지와 영혼이 내게 큰 영향을 준 공연으로 남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와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악수를 나누며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뉴스1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와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악수를 나누며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뉴스1

간담회에서는 임윤찬의 유학 계획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달 초 스승인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가 내년 가을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NEC)으로 적을 옮긴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임윤찬의 행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와 관련해 임윤찬은 “지금 섣불리 이야기해버리면 약속을 못 지키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아직은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임윤찬은 앨범 발매와 함께 내달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기념 독주회를 연다. 콩쿠르 준결선에서 연주해 화제가 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대신 올랜도 기번스의 '솔즈베리 경 파반과 갈리아드', 바흐의 '3성 신포니아', 리스트 '2개의 전설'과 '단테 소나타'를 연주한다.

"콩쿠르 연주곡을 제안받았지만 콩쿠르를 준비하며 힘들었던 만큼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기번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바로크 작곡가 중 한 명이에요. 바흐 '신포니아'는 잘 연주하지 않는 보석 같은 곡이에요. 리스트는 제 음악 인생과 평생 함께했고 가장 편한 작곡가라서 고르게 됐어요."

최근 세계적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IMG아티스츠와 전속 계약하며 해외 활동에 날개를 단 임윤찬은 내년에는 1월 런던 위그모어홀 데뷔, 2월 도쿄 필하모닉과의 협연을 비롯해 밀라노, 로마, 파리 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베토벤·윤이상·바버' 앨범 녹음을 위한 연습 도중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베토벤·윤이상·바버' 앨범 녹음을 위한 연습 도중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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