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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갖고 노는 어른들

입력
2023.01.17 13:00
수정
2023.01.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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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용 로봇 스타트업 에이럭스 체험기 1회

에이럭스의 자회사 ‘프로보에듀’에서 새롭게 개발 중인 초등학생용 코딩교육 로봇들. 손서영 인턴기자

에이럭스의 자회사 ‘프로보에듀’에서 새롭게 개발 중인 초등학생용 코딩교육 로봇들. 손서영 인턴기자


편집자주

한국일보 스타트업랩의 인턴기자 H가 스타트업을 찾아갑니다. 취업준비생 또래인 H가 취준생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스타트업에 들어가 3일 동안 근무하며 취준생들의 눈높이에서 살펴본 관찰기를 매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스타트업들의 땀과 노력, 취준생들의 기대와 희망을 여기 담아 전달합니다.


2015년 이치헌, 이다인 공동대표가 함께 창업한 에이럭스는 교육기술(에듀테크) 분야의 신생기업(스타트업)입니다. 이 업체는 아이들이 갖고 노는 소형 로봇을 이용해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인 코딩을 가르치는 독특한 교육 사업을 합니다.

대표 제품 '프로보'는 초등학생들이 방과후 수업에 사용하는 로봇입니다. 아이들은 로봇을 조립하고 이를 작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로봇을 움직이면서 자연스럽게 코딩을 배웁니다. 즉 놀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키우죠.

프로보를 만드는 에이럭스의 자회사 프로보에듀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합니다. 사무실 곳곳에 감지기와 각종 회로기판 등 다양한 부품들과 로봇이 놓여 있어 연구실 같습니다.

이들이 만드는 '프로보 커넥트'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위한 플라스틱 조립 로봇입니다. 핀으로 연결된 플라스틱들이 로봇의 뼈대를 이루고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주변을 인식하는 적외선 장치, 로봇을 움직이는 모터 등 여러 부품이 블록 장난감처럼 연결돼 완성체를 이룹니다.

여기에 아이들이 프로그래밍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면 움직이게 되죠. 아이들은 C언어를 이용해 개발한 프로보 로봇용 코딩 프로그램 'GULC'를 사용해 로봇 프로그램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류제홍 프로보에듀 대표가 새로 개발한 로봇으로 직원들과 간식 내기 게임을 하고 있다. 손서영 인턴기자

류제홍 프로보에듀 대표가 새로 개발한 로봇으로 직원들과 간식 내기 게임을 하고 있다. 손서영 인턴기자

H가 첫 출근한 날 프로보에듀 직원이 긴 레일과 조종기가 결합된 형태의 로봇을 가져와 책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내년 출시 예정인 '프로보 익사이팅'(가칭) 로봇입니다. 그러자 류제홍 프로보에듀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이 주위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종종 새로 개발한 로봇으로 간식 내기 게임을 하며 개선점을 찾습니다.

로봇을 보완하면 또다시 게임을 합니다. 류 대표에 따르면 게임을 반복하며 점차 로봇의 완성도를 높여나갑니다. "지난 두 달 동안 24개 로봇을 만들었어요. 각 로봇의 성공 가능성, 부족한 부분을 알아내기 위해 직원들이 게임을 하며 로봇 다루는 방식을 관찰하고 개선점을 찾죠."

직원들은 새로 개발한 로봇을 이용해 방향이 마구 바뀌는 레일 위 블록을 양 끝 자석에 닿지 않도록 조종하는 게임을 했습니다. 민첩하게 조종기를 움직여야 로봇이 자석을 피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내장돼 있습니다. H도 게임에 참여해봤는데 레일의 방향 전환이 빨라 블록이 자석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류 대표는 참가자들의 평균 편차가 크지 않아 로봇이 완성 단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에이럭스 프로보에듀의 홍동선 기구설계팀 책임이 새로운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손서영 인턴기자

에이럭스 프로보에듀의 홍동선 기구설계팀 책임이 새로운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손서영 인턴기자

류 대표가 로봇을 개발하며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아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직원들도 다루기 힘든 로봇이면 아이들에게는 더 어려워요. 아이들에게 로봇을 교재로 이용해 가르치는 방과후 수업 교사도 연습을 많이 해야하니 힘들죠. 특히 전문 교육이 아닌 방과후 수업에 맞게 아이들이 로봇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따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은 직접 수업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류 대표는 약 2년간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면서 아이들과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개발자들은 교육 현장을 경험할 기회가 없어요. 그런데 직접 개발한 로봇을 이용해 방과후 활동 시간에 교육을 해보니 아이들의 반응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로봇으로 가르치는 강사가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죠."

권대현 프로보에듀 영업팀 차장도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박물관 체험교육을 진행하면서 방과후 수업 현장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즐거움이 우선이죠. 친구들과 겨루며 즐길 수 있는지가 중요해요."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새로운 로봇 시리즈 ‘프로보 익사이팅’은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를 강조했습니다. 이 로봇들은 폭탄 넘기기 게임, 손가락 펀치, 두더지 게임 등 다양한 보드게임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 로봇 프로보 커넥트에 게임 콘텐츠를 적용했더니 반응이 뜨거웠어요. 아이들은 로봇을 조종해 서로 부딪치면서 대결하는 것을 좋아해요. 앞으로 나오는 로봇들은 이런 경향을 감안해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발 예정입니다.”

손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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