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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독립운동 상징 창영초, 이전 둘러싸고 '찬반' 논란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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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독립운동 상징 창영초, 이전 둘러싸고 '찬반' 논란 팽팽

입력
2023.01.31 00: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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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청, 금송재개발 구역 이전 추진
현 창영초 자리에는 여중 신설 계획
학부모들 찬성 VS 동문·시민단체 등 반발
31일쯤 교육부 이전 심사 결과 나와

인천 창영초등학교 전경. 창영초 제공

인천 창영초등학교 전경. 창영초 제공

100년이 넘는 역사의 인천 동구 창영초등학교 이전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은 과밀학급 문제 해소와 여중 신설을 위해 창영초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동문, 시민단체들은 "역사의식이 결여된 개발우선주의 행정"이라며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30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날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창영초를 300m 떨어진 금송재개발정비사업구역 내 초등학교 부지로 옮기는 이전안을 심사했다. 심사 결과는 이르면 31일 발표된다. 시교육청은 창영초 이전안이 심사를 통과하는 대로 기존 창영초 자리에 16학급 규모의 여중을 신설하는 설립안 투자 심사도 의뢰할 예정이다.

"과밀학급 우려에 여중 수요도 해소...현실적 대안"

인천시교육청 관계자가 지난해 10월 20일 인천 동구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창영초 이전 부지에 여중을 설립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 관계자가 지난해 10월 20일 인천 동구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창영초 이전 부지에 여중을 설립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현재 15학급 규모인 창영초를 36학급으로 늘려 2026년 9월까지 재개발 구역인 금송구역으로 이전한다는 게 시교육청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창영초 이전이나 추가 초등학교의 신설이 없으면 2026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3,965가구 규모의 금송구역 등 인근 학생들이 학급당 49명에 이르는 과밀학급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기존 창영초 자리에는 2028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여중을 신설할 계획이다. 동구에는 2014년 박문여중이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면서 여학생이 진학할 수 있는 중학교가 남녀공학인 화도진중 한 곳만 남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동구 여학생 3분의 2가 인근 미추홀구나 중구로 진학했다.

이 때문에 창영초 학부모들도 대부분 학교 이전을 원한다. 학부모회와 운영위원회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통해 "미이전 때 16개 교실이 추가로 필요하나 문화재보호구역이어서 추가 증축이 곤란하다"며 "별도 초등학교를 신설할 경우 원도심에 있는 창영초는 폐교 위기에 처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발전과 원도심 교육 위해 다른 대안 찾아야"

인천 창영초등학교 옛 건물. 문화재청 제공

인천 창영초등학교 옛 건물. 문화재청 제공

하지만 지역 주민과 동문, 시민단체들은 창영초 이전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지역 정신의 뿌리를 거세하는 반교육적 행태"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와 창영초 총동창회 등 3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인천창영학교 이전 사태를 우려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은 25일과 전날 2차례 호소문을 통해 "불과 10년 전 동구의 여중을 신도시로 이전한 시교육청은 학교 발전과 원도심 교육 재건을 위한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창영초가 1919년 3월 6일 인천지역에서 최초로 격문을 뿌리고 독립만세를 외친 3·1 운동의 발상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 창영초에는 인천 3·1 만세운동 발상지 기념비가 있다. 시민모임 이희환 총괄위원장은 이날 "창영초 이전안이 투자 심사를 통과하면 교육부에 재심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지난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역 주민과 동문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시교육청은 이전 추진을 중단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반대 의견을 더 신중하게 듣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소통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영초는 1907년 인천공립보통학교로 개교했다. 하지만 근대건축 분야를 연구해온 손장원 인천재능대 실내건축과 교수 등 일부 전문가는 창영초의 전신을 1896년 개교한 인천부공립소학교로 본다. 1924년 건립된 창영초 옛 건물은 1992년 인천 유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됐다. 조진만 전 대법원장과 신태환 전 서울대 총장,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 선수 등을 배출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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