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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급락에 빌라 전셋값 낮아질까... "순수 전세만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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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급락에 빌라 전셋값 낮아질까... "순수 전세만 줄 듯"

입력
2023.03.23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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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급락·5월 전세보증 기준 강화로
빌라 전세보증 가입 기준선 대폭 후퇴
"전셋값 낮추기보다 반전세 전환할 듯"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다세대·연립주택의 모습. 뉴스1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다세대·연립주택의 모습. 뉴스1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역대 최대로 내려가면서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지만 빌라 임대차 시장에선 전세가격 산정을 두고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빌라의 전세보증 기준선을 '공시가x126%'로 강화했는데, 공시가가 급락하면 자연히 세입자의 신청 가능한 보증금액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세보증 가입 기준선 20% 넘게 하락할 듯

21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전국 평균 변동률은 역대 최대인 마이너스(-)18.61%다. 이번 조치로 빌라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물량이 대폭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빌라를 타깃으로 한 전세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오는 5월부터 새 제도를 예고한 상황이다. 전세금 반환보증 대상을 기존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낮추고, 빌라 시세를 계산할 땐 일부 예외 사항을 제외하고는 무조건 공시가 140%를 사용하도록 한 게 골자다. 이를 종합하면 앞으로 빌라 전세로 들어가기 앞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보증기관으로부터 전세금반환보증을 받으려면 빌라 전셋값이 반드시 '공시가X126%' 안에 들어와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방 두 칸인 신축급 A빌라의 지난해 공시가는 2억200만 원. 이 빌라는 현 기준(전세가율 100%·공시가X140%)에 맞춰 전세금 2억8,000만 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요즘 세입자들은 전세금반환보증 가입이 안 되는 빌라를 아예 선택지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전세보증 기준선에 맞춰 전세금을 책정하고 있다.

5월부터 A빌라의 전세보증 가입 기준선은 크게 내려간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 평균 변동률(-17.3%)을 적용하면 대략 올해 A빌라의 공시가는 1억6,800만 원 안팎에서 정해진다. 새로 시행되는 '공시가X126%' 공식을 A빌라에 적용할 경우 전세보증 기준선은 기존보다 7,000만 원 가까이 낮은 2억1,168만 원이 된다. 빌라 주인이 받을 수 있는 임대료가 확연히 줄어드는 셈이다.

전셋값 하락으로 연결된다면 세입자에게 좋겠지만, 문제는 순수 전세 물량은 크게 줄고 보증부 월세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빌라 집주인은 앞으로 전세금을 올려 받기 어려워지는 만큼 순수 전세는 크게 줄어들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컨대 A빌라의 경우 전세보증이 가능한 2억1,000만 원까진 보증금 계약을 하고 나머지 7,000만 원은 월세로 돌리는 식이다.

빌라 소유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서울에서 빌라를 소유한 B씨는 "1년에 한 번 정해져 시장 가격과 괴리가 큰 공시가를 기준으로 전셋값을 매기면 시장가를 훨씬 밑돌 것이고 결국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선의의 집주인이 재산상의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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