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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 무너져" 기사 쓴 미국 기자, 러시아에 '간첩'으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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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 무너져" 기사 쓴 미국 기자, 러시아에 '간첩'으로 체포됐다

입력
2023.03.30 21:15
수정
2023.03.30 23:5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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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업체 관련 비밀 정보 취득 혐의
WSJ "사실 아냐… 즉각 석방 요청"

러시아 정보기관에 간첩 혐의로 체포된 에반 게르시코비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모스크바 지국 기자. AFP 연합뉴스

러시아 정보기관에 간첩 혐의로 체포된 에반 게르시코비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모스크바 지국 기자. AFP 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AP·블룸버그 통신 등은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이 WSJ의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32)를 비밀 정보를 취득하려던 혐의로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체포했다고 전했다. 소련의 첩보기관인 연방보안위원회(KGB)를 잇는 연방보안국은 게르시코비치가 "미국의 지시에 따라 국가 기밀인 러시아의 군산복합체 기업 중 하나의 활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업의 이름이나 위치 등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으로 이주한 러시아인 부모 아래서 태어난 게르시코비치는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2017년부터 러시아를 취재하면서 AFP통신에 이어 WSJ 모스크바 지국에서 활동해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는 전황이나 러시아 정세 등에 관한 기사를 주로 썼다. 그가 가장 최근 출고한 기사의 제목은 '러시아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였다. 전쟁이 계속되고 서방의 제재가 강해지면서 경제가 저성장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러시아에서 체포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가 가장 최근인 28일 작성한 러시아 관련 기자. WSJ 캡처

러시아에서 체포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가 가장 최근인 28일 작성한 러시아 관련 기자. WSJ 캡처

게르시코비치는 냉전 종식 후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첫 미국 언론사 기자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된 시점이기도 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사안은 FSB 소관"이라면서도 "우리가 아는 한 그 기자는 현행범으로 적발됐다"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행히도 러시아에서 외국인이 저널리즘이 아닌 활동을 하려 '외신 특파원' 신분이나 취재 비자를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했다.

망명 러시아 언론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트위터에서 이번 사건을 "러시아에서 일하는 모든 외신 특파원에 대한 전면 공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20년형을 살 수 있다.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는 게르시코비치가 모스크바로 이송, FSB 미결수 구금시설인 레포르토보 교소도에 수감될 것이라고 전했다. 모스크바 법원은 그를 5월 29일까지 두 달 간 미결 구금하라고 판결했다.

WSJ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며 우리의 믿음직하고 헌신적인 기자 게르시코비치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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