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미리 받을까, 늦춰 받을까...국민연금 '밀당' 체크포인트

입력
2023.04.04 04:30
14면
0 0

<9>노후준비의 시작, 국민연금
은퇴 후 현금흐름 따른 연금수령시기 선택
‘조기노령연금’이냐 ‘노령연금 연기제도'냐
누적수령금, 76세 때 조기연금<노령연금
노후생활비 준비 상황 따른 수령시기 판단

편집자주

※누구나 부자가 되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꿈만으론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풍요로운 노후의 삶을 꿈꾼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이 부자 되는 노하우를 3주에 1번 찾아와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은 결심만 하시면 됩니다. 부자될 결심!


지난달 2일 서울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를 찾은 시민이 상담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일 서울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를 찾은 시민이 상담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나라 안팎으로 연금개혁 이슈가 뜨겁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정년과 연금수급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2년 미루는 연금개혁안 문제를 놓고 대통령 퇴진까지 거론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 개혁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책조율이 쉽지 않고 험난한 과정이 예상됩니다. 그만큼 국민연금이 국민들의 노후준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재원고갈 등 미래에 예상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이는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의 고민입니다. 각 개인들은 제도가 존재하는 한 노후준비에 국민연금을 먼저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연금으로 하는 노후준비, 경제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입되는 국민연금이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활용하기에 따라 유용한 노후준비 수단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따라서 국민연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연금자산관리가 효율적입니다. 국민연금으로 시작되는 3층 연금자산관리,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국민연금 타기 전 소득공백기에 주의해야

국민연금은 나이가 들거나 장애 또는 사망으로 인해 소득이 감소할 경우 정해진 급여를 지급하여 소득을 보장하는 일종의 사회보험입니다. 지급받는 급여의 종류도 노령연금부터 장애연금, 유족연금 등 다양한데 이 중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나이 들어 받는 ‘노령연금’입니다. 노령연금은 연금보험료를 10년 이상(가입기간) 납부하고 연금수급 개시연령이 되면 기본연금액과 부양가족연금액을 합산하여 평생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소득을 기준으로 연금보험료가 정해지는데 사회보장 성격 때문에 적은 보험료를 내는 저소득자일수록 납입한 금액 대비 받는 연금비율이 더 좋습니다. 예를 들어 납입기간 20년 동안 9만 원을 낸 사람은 38만9,720원의 연금을 받지만 2배인 18만 원을 낸 사람은 49만660원을 받아 연금액은 2배가 되지 않습니다(국민연금공단 노령연금 예상월액표, 2023년 1월 가입 기준). 그래도 연금개시 후 조기에 사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받는 연금액이 훨씬 많을 테니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다만 수급개시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명연장 추세가 반영되면서 수급연령에 상향규정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1952년생까지는 60세부터 받을 수 있지만, 이후 4년 단위로 1년씩 늦춰지면서 1969년 이후 출생한 가입자면 65세가 되어야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된 직장에서 대부분 60세 이전에 퇴직하는 경우가 많으니 국민연금만 바라보고 다른 노후준비에 소홀한 분들은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공백기라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노령연금 수급개시 연령자료: 국민연금공단, NH투자증권100세시대연구소

출생연도 조기노령연금 노령연금 연기노령연금
1952년생 이전 55~59세 60세 61~65세
1953~56년생 56~60세 61세 62~66세
1957~60년생 57~61세 62세 63~67세
1961~64년생 58~62세 63세 64~68세
1965~68년생 59~63세 64세 65~69세
1969년생 이후 60~64세 65세 66~70세


반대로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했는데 소득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노령연금은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 수급개시 연령부터 5년 동안 기본연금을 소득구간별로 최대 50%까지 감액하고 부양가족연금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1년마다 감액률(50~10%)은 차등 적용되며 5년 뒤에는 소득여부에 관계없이 감액되지 않는 정상적인 연금을 지급받습니다. 소득이 있다고 무조건 감액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소득이 있는 업무란 월평균소득금액이 최근 3년간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월액(2023년 기준 286만1,091원)을 초과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월평균소득금액은 근로소득금액, 사업(부동산임대 포함)소득금액을 합산하여 소득이 발생한 해의 종사(근무)월수로 나눈 금액으로 금융소득 등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한 월평균소득금액은 근로소득공제나 필요경비를 제한 후 금액이기 때문에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근로소득공제 전 급여가 연 4,640만3,254원(월 386만6,938원)을 초과해야 감액 대상이 됩니다. 또한 처음 연금을 받을 당시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여 연금액이 감액되더라도, 지급연령 도달일로부터 5년 이내에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않게 되면 감액되지 않은 연금액을 받을 수 있으니 재취업 등 은퇴 후 일에 국민연금이 고민거리는 아닙니다.


연금 수령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노후자금 부족으로 일찍 받을 수도, 지금은 괜찮으니 늦춰서 더 받을 수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금 수령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노후자금 부족으로 일찍 받을 수도, 지금은 괜찮으니 늦춰서 더 받을 수도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민연금 밀당의 법칙

연애 등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밀당의 법칙이라는 말, 들어 보셨지요? 밀당을 적절하게 잘하면 좋은 관계를 유지시켜 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말로는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게 쉽지 않는 일이기도 합니다. 밀당을 잘하면 관계에 도움이 되듯이 국민연금도 이 밀당을 잘하면 노후생활에 도움이 됩니다. 국민연금 밀당이란 은퇴 후 현금흐름 상황에 따라 연금수령시기를 적절하게 선택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연금수령 개시시점(나이)이 되어 기본적인 ‘노령연금’을 받을 수도 있지만 좀 더 당겨서 받는 ‘조기노령연금’이 있고, 미뤄서 나중에 받는 ‘노령연금 연기제도’가 있습니다. 어쩌면 연애의 밀당보다 국민연금 밀당이 더 쉬울 것 같습니다. 밀어야 좋을지 당겨야 좋을지가 숫자로 계산이 딱 나오기 때문입니다. 먼저 소득이 발생해 노령연금을 덜 받게 되는 좀 억울한(?)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노령연금 연기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금수급연령이 지나고도 계속 일을 하여 안정된 현금흐름이 있거나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 당장 연금을 받지 않고 연금액을 좀 더 늘려 받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제도입니다. 연금연기제도는 노령연금 수급자가 희망하는 경우 1회에 한하여 연금수급권을 취득한 이후부터 최대 5년 동안 연금의 전부 또는 일부(50~90%)에 대해 지급 연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받는데 같은 연금액이라면 미루어 받을 이유가 없으므로 당연히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해줍니다. 지급 연기를 신청한 금액에 대해서는 연기된 매 1년당 7.2%(월 0.6%), 최대 36%까지 더 많은 연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소득활동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만 65세가 되어야 노령연금을 받게 됩니다. 현재 법정정년은 60세이고 실제 은퇴연령도 62세(2022중산층보고서, NH투자증권)로 예상하고 있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득공백기가 발생하면서 은퇴 후 생활에 경제적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령연금을 앞당겨 받을 수 있는 조기노령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기노령연금은 가입기간 10년 이상이고 소득 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 노령연금 수급개시연령 이전이라도 최대 5년까지 미리 당겨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이왕 받는 거 ‘빨리 받으면 무조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빨리 받기 시작하는 연령에 따라 그만큼 1년당 6%(월 0.5%)가 감액되어 지급됩니다. 5년을 당겨서 받으면 정상적인 노령연금의 70% 수준으로 국민연금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득공백기에 다른 대안이 없고 정말 어려운 경우에만 사용하는 비상용으로 생각하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조기연금, 노령연금, 연기연금 누적수령액 단순 비교(단위: 원). NH투자증권100세시대연구소.

조기연금, 노령연금, 연기연금 누적수령액 단순 비교(단위: 원). NH투자증권100세시대연구소.


이쯤 되면 노령연금과 조기연금, 연기연금 중 어떤 것이 유리한지 궁금해지시지요? 기본 노령연금(65세 개시)을 연간 1,000만 원으로 가정하고 조기연금(60세)과 연기연금(70세)의 누적수령액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물가상승분까지 감안하면 너무 복잡하게 되니 고려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조기연금과 노령연금을 비교해보면 76세 기준으로 노령연금 누적수령 금액이 더 많아집니다. 수명연장 추세를 감안하면 조기연금은 불리한 금액이 점점 커지게 됩니다. 노령연금과 연기연금을 비교해 보면 83세 기준으로 연기연금 누적수령 금액이 많아지고 오래 살수록 이득이 더 커집니다. 연기연금이 유리해 보이지만 소득이 많지 않음에도 무리해서 연기연금을 선택하기보다는 건강, 재무상태 등을 고려해서 선택하기 바랍니다. 조기연금이나 연기연금의 수령금액 차이를 이자개념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정확히는 연금수령기간의 증가 또는 감소에 따른 보상개념으로 보면 됩니다. 구조적으로 평균수명보다 적게 산다면 조기연금이 유리하고, 오래 살수록 연기연금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살지 예측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많고 적음을 따지기 전에 현재 노후생활비가 부족해 연금이 필요한지, 여유가 있어 당장은 필요 없는지를 판단하고 그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 국민연금 수령시기 선택에 잘 들어 맞는 말 같습니다. 연금이 필요한 시기가 되면 상황에 맞게 잘 대응하여 안정된 노후생활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