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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혼란 겪었지만, 꿈의 속도 5G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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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혼란 겪었지만, 꿈의 속도 5G시대로

입력
2018.11.30 04: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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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12월1일 세계 첫 상용서비스]

전송속도 4G보다 최대 20배 빨라

모든 지역ㆍ산업 분야 실시간 연결

사고 땐 초연결사회 통째 ‘블랙아웃’

KT화재 거울 삼아 안전책 마련 필요

SKT 1호 고객은 자동차 부품사

초고화질 사진 전송해 AI가 불량검사

2030년 5G 사회경제적 가치 / 김문중 기자
2030년 5G 사회경제적 가치 / 김문중 기자

12월 1일 0시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5세대(5G) 통신 전파를 쏜다. 4G(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5G 전파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중심지 등으로 송출된다.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5G용 스마트폰은 내년 3월은 돼야 출시되기 때문에 국내 첫 5G 고객들은 5G 신호 수신이 가능한 별도 모바일 라우터(무선 신호 발생 장치)를 구매한 기업들이다. 모바일 라우터는 5G 기지국이 송출하는 신호를 받아 주변에 5G를 쏴주는 역할이다. 5G의 가장 큰 특성은 ‘초고속ㆍ초저지연’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앞으로 원격 의사소통이라는 통신의 원래 의미는 축소된다. 대신 제조업ㆍ방송ㆍ농업ㆍ건설ㆍ의료ㆍ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거리의 한계가 사라지고,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초연결 사회’가 실현된다.

그 대가로 작은 사고가 사회 시스템 전체를 먹통으로 만들 위험성도 급격히 커진다. 최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는, 정부가 중요도가 덜하다고 판단했던 통신 시설임에도 서울의 4분의 1이 ‘먹통’이 되는 결과를 낳았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도 중요하지만, ‘초연결 사회’가 통째로 ‘블랙아웃’이 되는 재앙을 피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안정적 품질과 함께 사고방지 시스템도 겹겹이 수립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진짜 스마트팩토리 온다

5G 특성을 살리기 위해 이통3사는 모바일 라우터 설치는 물론, 기업 서비스에 맞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을 묶은 패키지 상품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5G 기업고객을 발표한 곳은 SK텔레콤이다. 29일 SK텔레콤은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 ‘명화공업’이 5G 1호 고객이라고 밝혔다.

명화공업이 사용하게 될 서비스는 ‘5G-AI 머신 비전’이다. 지금까지는 생산라인 위로 지나가는 각 부품의 불량을 사람이 눈으로 골라내야 했다. 앞으로는 생산라인 옆에 설치된 로봇팔이 지나가는 부품을 집어 올린 뒤 순간적으로 약 24장의 초고화질 사진을 다각도로 촬영한다. 이 사진들은 5G 모바일 라우터를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되고, 서버 시스템에 도입된 AI가 순식간에 사진을 판독, 제품 결함 여부를 확인한다. 로봇팔을 포함해 각종 센서(감지기)와 장비, 분석 솔루션 등은 SK텔레콤이 제공하며, 명화공업은 월 요금(250만원)만 지불하면 된다.

LG유플러스도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농기계 분야 중장비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해 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는 ‘지연속도’(반응속도)가 1㎳(0.001초) 수준”이라며 “먼 거리에 있는 농기계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서비스가 첫 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도 내달 1일 기업고객과 제공 서비스를 발표할 예정이다.

무인 시스템을 지향하는 ‘스마트팩토리’는 이미 여러 기업이 도입했지만, 이번의 경우는 5G라는 무선 환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5G 상용화로 복잡한 선들이 필요 없어지면서 공장들은 더 큰 유연성과 효율화를 갖출 수 있게 된다.

일반인을 위한 서비스는 먼저 미디어 영역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우선 시각적 자극을 체감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로 구현하는 영상 및 게임 콘텐츠들이 첫 상품이 될 것이다.

◇안전 놓치면 ‘대한민국 올스톱’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5G가 창출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4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무인화 등으로 운영비용을 줄이고 5G 시스템이 도입된 사회는 범죄율 감소 등 사회적 비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편익이 급증한다는 기대다. 이를 실현하려면 ‘초연결성’에 걸맞은 안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번 KT 아현지사 화재로 멈춘 건 인터넷, ATM 정도라면 5G 시대엔 그 대상이 산업 전체가 될 수 있다”며 “한 공장에서 5G망이 멈추면, 그 물건을 납품받는 다른 기업에도 연쇄반응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기본적으로 ‘안정적 통신’을 전제로 하므로 통신이 해킹, 자연재해 등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하며, 정부도 미래 환경에 맞는 감시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5G 시대에도 유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라고 설명했다. 아현지사에서 타버린 통신구는 100m도 안 되지만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본 것도 유선 케이블과 연결이 끊긴 무선 기지국은 신호를 송출할 수 없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5G 뒤편에 있는 유선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도 요금 인하 등 단편적 정책만 쏟아낼 게 아니라, 안전분야에 투자와 인력 충원이 뒷받침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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