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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김홍걸, '9·19 군사합의' 파기엔 신중... 대북 해법 각론은 이견

입력
2022.11.17 17:53
수정
2022.11.17 18: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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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가 여야 의원, 대북 해법 토론
태영호 "北 도발, 독자적 자주국가 과시 메시지"
김홍걸 "9·19 파기는 북한 도발 빌미 될 수 있어"
태 "한시적 핵 보유" vs 김 "불량국가 되자는 건가"

'미중 대립과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17일 열린 2022 코라시아포럼에 참가한 태영호(가운데) 국민의힘 의원과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포럼의 정승임 한국일보 기자의 사회로 '대북정책,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미중 대립과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17일 열린 2022 코라시아포럼에 참가한 태영호(가운데) 국민의힘 의원과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포럼의 정승임 한국일보 기자의 사회로 '대북정책,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격화하는 미중대립 속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 문제 해법을 두고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대만해협에서의 미중 긴장이 상승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으나,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과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 등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온도 차가 분명했다.


"9·19 합의 파기 선언, 북한의 노림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코라시아포럼에 참석해 김홍걸 무소속 의원과 '대북정책,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코라시아포럼에 참석해 김홍걸 무소속 의원과 '대북정책,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두 의원은 1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코라시아포럼에서 '대북정책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를 두고 진행된 대담을 통해 한국의 대북 및 안보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각자 의견을 개진했다.

태 의원은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 배경에 대해 "미국과 윤석열 정부, 국제사회와 주변 4개국을 향해 각각 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가 있다"며 "미국에는 이미 핵 보유를 했으니 이제는 핵 구축을 논의하자, 정부의 확장억제력 강화 정책에는 '졸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등의 시간표에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독자적 자주 국가라는 메시지도 던졌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태 의원의 지적에 대부분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는 '북한이 무너지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었는데, (북한에선) '우리는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강경파만 남은 상황에서 힘을 보여줘야만 미국이 우리를 인정할 것이라는 '벼랑 끝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강대강' 일변도의 대응에는 부정적 의견을 보였고, 특히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하는 것에는 반대 입장을 폈다.

김 의원은 "우리가 '불량국가'인 북한과 같은 수준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성급하게 (9·19 합의를) 파기하는 것은 북한이 계속 도발할 빌미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현명치 않다"고 했다. 태 의원은 "9·19 합의는 이미 유효하지 않지만, 북한의 노림수는 우리(남측)가 합의 파기를 선언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비례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대립과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17일 열린 2022 코라시아포럼에 참가한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대북정책,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세션에서 토론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미중 대립과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17일 열린 2022 코라시아포럼에 참가한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대북정책,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세션에서 토론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대북제재∙담대한 구상 등 방법론 이견

대북 제재의 효과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태 의원은 "중국, 러시아 등이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지 않아도 이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등 상징성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북한이 무슨 수를 써도 핵 보유국 지위를 얻을 수 없다고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미국의 쿠바, 이란 제재 결과에서 보듯 강한 제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야지, 채찍만 보이고 당근을 보여주지 않는 협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태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이 과거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에 "비핵개방은 돈으로 해결하겠다는 접근법인데, 주소를 잘못 맞춘 것이었다"며 "초기 단계에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미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한국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에 "북한은 체제 보장과 조건부 제재가 중요한데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그 부분에 대해 확실한 답변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에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주지 않았고 중국, 러시아와의 사이도 나쁜 상황이라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북핵 억제를 위해선 한국의 '한시적 핵 보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김 의원은 이에 반대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인태전략에도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태 의원은 "북한은 남북 간 평화를 깨뜨릴 수 있는 '직접 억지력'이 있지만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력에 기대고 있다"며 "정부는 독자적 대응능력 강화에 관심을 쏟고 우리도 한시적 핵 보유 선언을 한 뒤 핵 감축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원은 "한국이 최근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의장국이 됐는데, 북한처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해 불량 국가가 되자는 말이냐"며 "미국 정부가 한국의 핵 보유를 용인할 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한국이 (미일의) 인태전략에 가담해 중국과 러시아를 적으로 만들고 안보 부담을 높이는 것이 옳은 것이냐"라며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무모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세인 기자
박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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