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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금은 되나요?"... 셔터 올리기도 전에 주민센터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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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금은 되나요?"... 셔터 올리기도 전에 주민센터 북적

입력
2023.11.20 13:00
수정
2023.11.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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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센터 찾아 대기... 연차 쓰기도
미흡한 정부 대응 비판... 아직 오류 없어

정부의 행정전산망이 복구된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주민센터에서 민원인들이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창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권정현 기자

정부의 행정전산망이 복구된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주민센터에서 민원인들이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창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권정현 기자

20일 정부의 행정전산망이 복구된 첫 월요일 아침, 서울 곳곳의 주민센터는 문이 열리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방문객들로 북적댔다. 17일 행정전산망 먹통으로 서류 발급 등 밀린 업무를 보기 위해서다. 공무원들 역시 쌓인 민원을 처리하느라 이른 아침부터 바삐 움직였다.

이날 오전 8시 40분 관악구 신림동주민센터에선 셔터가 올라가자마자 3명이 번호표를 뽑아 기다렸다. 몇몇은 센터 업무 시작도 전에 주민센터 직원을 찾아 "지금은 (전산망이) 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오전 9시가 되자 민원인 5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원래 오전 9시부터 방문객이 몰리지 않는데, 평소보다 네다섯 명가량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구 소공동주민센터 앞에도 업무 개시 전에 10명 이상이 대기 중이었다. 접수 창구 7곳 중 6곳에 직원이 앉아 바쁘게 민원을 처리했고, 센터 입구에는 혼선을 막으려 별도 직원도 배치됐다. 오전 둘러본 종로와 중구 일대 다른 주민센터에서도 어김없이 대기 행렬이 눈에 띄었다.

소공동주민센터에서 만난 직장인 서모(32)씨는 "한두 시간 기다려야 할지 몰라 오전에 반차까지 내고 왔다"며 한숨을 돌렸다. 오전 8시 35분부터 신림동주민센터에서 대기하던 지모(58)씨는 "분양받은 아파트 명의 이전과 대출을 위해 인감증명서랑 주민등록등본을 떼러 왔다"면서 "매수자랑 약속도 했고, 은행에 오전 11시까지 간다고 얘기해 놔서 늦으면 안 된다"고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공사장 현장소장인 정길영(68)씨도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주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지 못해 직원들 월급이 밀렸기 때문이다. 그는 "주말 동안 어떻게 하나 고심하다 아침 댓바람부터 왔다"고 했다. 법무사 직원인 최찬혁(50)씨는 "매일 고객들 주민등록초본을 10장 정도 떼야 하는데 하나도 못 해 하루를 날렸고, 불만 대응도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주민센터에서 민원인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박시몬 기자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주민센터에서 민원인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박시몬 기자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성토했다. 최씨는 "한두 시간도 아니고 장애 복구를 언제까지 하느냐"고 혀를 찼다. 송모(65)씨는 "사정이 이해는 되지만 꼭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지 못해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전산망 먹통 사태가 오래 이어질까 주말 내내 가슴을 졸였다는 이도 많았다.

공공기관 직원과 공무원들도 이날 시스템 점검을 위해 대부분 일찍 출근했다. 남영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주말에도 나와 시스템을 점검했고, 이날 아침에도 문제가 없는지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신림동주민센터 관계자는 "금요일에 급하다고 하신 분들 전화번호를 적어놓고, 아침에 어르신들께 연락을 다 돌렸다"며 "다행히 지금은 문제없이 정상화됐다"고 안도했다.

정상화 후 주민센터 무인민원발급기 오류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직원들이 접속하는 내부시스템 역시 속도 저하나 접속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현정 기자
김표향 기자
김재현 기자
권정현 기자
박시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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