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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부터 베이프까지...글로벌 브랜드가 사랑한 '스티븐 해링턴'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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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부터 베이프까지...글로벌 브랜드가 사랑한 '스티븐 해링턴'이 왔다

입력
2024.04.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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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미술관,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시

스티븐 해링턴의 대형 설치 작품 '들어가는 길'. 연합뉴스

스티븐 해링턴의 대형 설치 작품 '들어가는 길'. 연합뉴스

"나이나 인종, 혹은 지구상의 위치와 관계없이 누구든 자기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미국 팝 아티스트 스티븐 해링턴(45)의 한국 첫 개인전 '스티븐 해링턴:스테이 멜로'가 열리는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이족보행을 하는 길쭉한 강아지 캐릭터가 전시장 곳곳에 널려 있다. 최근 전시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작가의 바지에도 수놓은 강아지의 이름은 멜로(Mello)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열린 현대미술 기획전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시 프리뷰에서 참석자가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열린 현대미술 기획전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 전시 프리뷰에서 참석자가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멜로는 작가의 작품 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전시장 곳곳에 사람의 키보다 큰 크기로 설치되어 있다. 미술관 건물을 지탱하는 거대한 두 기둥을 꽉 부여잡고 전시장으로 입장하는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도 멜로다. 마지막 전시실을 가득 메운 벽화는 '가장 최신의 작업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작가가 전시를 준비하며 직접 벽에 그린 것이다. 회화, 조각, 판화, 드로잉 등 60여 점에 다채롭게 그려진 명랑한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세상은 동심을 닮았다.

멜로를 필두로 한 해링턴의 팝 아트 작품이 밝고 유희적인 데에 머무는 것만은 아니다. 그가 2015년부터 멜로를 작품 전면에 내세운 건 '전 지구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미국인·백인·남성'인 자신만의 것이 아닌 환경이나 삶의 균형, 불안, 잠재의식 같은 모두의 문제를 멜로를 빌려 표현하는 것이다. 예컨대 여러 캐릭터들이 지구에서 튕겨져 나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 '떠나는 중(살아 있는)'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상상의 힘을 통해 더 나은 상황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그렸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열린 현대미술 기획전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에 스티븐 해링턴이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열린 현대미술 기획전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에 스티븐 해링턴이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해링턴은 유명 브랜드들과 협업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이케아, 몰스킨, 유니클로, 나이키, 베이프 등 작가조차 협업 브랜드 수를 일일이 기억하지 못한다. 전시에는 한정판이 나올 때마다 마니아들이 줄을 서서 사 모은다는 '베어브릭(일본의 피규어 장난감)'과의 협업 작품과 그의 캐릭터가 앉혀진 나이키, 크록스 신발 등이 마치 작품처럼 진열돼 있다. 협업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가장 핵심 기준은 '실제로 유용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인가'이다.

팝 아트의 이 같은 상업성은 흔히 '키치함(저속하고 수준 낮은 예술로 여겨지는 문화 상품)'으로 평가절하되곤 한다. 하지만 동시대 성공한 팝 아티스트로 손꼽히는 해링턴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말했다. "상업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과 저의 예술 작업은 다르지 않아요. 제겐 패션이나 제품도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유물과 다를 바 없죠.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어떻게 내 작업이 가닿을 수 있게 할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들은 미술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수용할 수 있죠."

스티븐 해링턴은 전시실 벽면에 직접 그린 벽화 '소중한 삶을 위해'를 통해 "지금 현재의 상태를 담백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연합뉴스

스티븐 해링턴은 전시실 벽면에 직접 그린 벽화 '소중한 삶을 위해'를 통해 "지금 현재의 상태를 담백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연합뉴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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