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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 문 열자 내뿜는 피톤치드…테라스선 '방구석 온천' 만끽했다

입력
2024.04.24 11: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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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농심 일부 객실, 고급 스파형 재단장
동래 온천수 활용, 사적인 노천욕 제공
신춘호 회장 때 인수, 부산 대표 호텔로
"고객이 진정한 휴식 취하도록 리뉴얼"

호텔농심이 재단장해 3월 손님을 맞고 있는 스파 프리미어 패밀리 객실 야외테라스에 있는 히노키탕. 전자동 어닝을 내려 사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박경담 기자

호텔농심이 재단장해 3월 손님을 맞고 있는 스파 프리미어 패밀리 객실 야외테라스에 있는 히노키탕. 전자동 어닝을 내려 사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박경담 기자


19일 부산 동래구 5성급 호텔 '호텔농심' 스파 프리미어 패밀리 객실 문을 열자마자 피톤치드 향이 은은하게 코를 감쌌다. 상쾌하면서도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을 줬다. 깔끔하고 정돈된 인상이긴 하나 향내가 없는 여느 고급 호텔 객실과 사뭇 달랐다. 향은 발밑에서 다가왔다. 통상 호텔 바닥 소재로 활용하는 카펫 대신 다다미가 깔려 있었다. 등심초로도 알려진 골풀을 엮어 만든 다다미는 객실을 피톤치드로 가득 채웠다.

객실 통유리창 너머로 4인용 방의 절반 면적인 야외 테라스와 히노키탕이 한껏 들어왔다. 편백나무로 만든 히노키탕 역시 야외 공기를 누를 정도로 피톤치드 향을 맘껏 내뿜었다. 히노키탕은 4인 가족이 여유롭게 담글 수 있을 만큼 넓었다. 어림잡아 스파를 앞세운 호텔, 풀빌라 내 자쿠지의 두 배 이상 크기로, 공중목욕탕 내 탕을 떠오르게 했다.

온수와 냉수를 동시에 틀었더니 동래 온천에서 끌어올린 따듯한 온천수가 콸콸 쏟아졌다. 약 10분 걸려 탕을 끝까지 채운 온천수는 남성 어른 허벅지에 닿을 정도였다. 시시각각 온도 변화를 알려주는 온도계는 온수, 냉수를 알맞게 넣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히노키탕서 찰칵, SNS 사진 명소 따로 없네


호텔농심이 재단장해 3월부터 손님을 맞고 있는 스파 프리미어 패밀리 객실 내부 모습. 박경담 기자

호텔농심이 재단장해 3월부터 손님을 맞고 있는 스파 프리미어 패밀리 객실 내부 모습. 박경담 기자


야외 스파를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점은 호텔농심 히노키탕의 특별함을 더했다. 우선 히노키탕과 테라스에 놓인 선베드, 4인용 식탁에선 부산 하늘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노천욕만의 장점이다. 다른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고 싶다면 리모컨 하나로 '전자동 어닝'을 내리면 된다. 어닝으로 하늘을 가리자 테라스는 완벽하게 사적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사진 명소가 따로 없었다.

객실 내부도 푹 쉴 수 있도록 꾸며졌다. 기존 객실 두 개를 붙여 키운 객실 안쪽에 놓인 킹사이즈 침대 두 개는 4인 가족이 데굴데굴하면서 휴식을 취하기 충분했다. 앉았다 누웠다 할 수 있는 리클라이너 쇼파 역시 피로 회복용으로 안성맞춤이었다.

호텔농심은 240개 객실 가운데 4개를 스파형으로 리뉴얼해 3월부터 고객을 맞고 있다. 4인용 패밀리룸, 2인용 더블룸이 각각 두 개씩이다. 재단장은 고급 객실에서 동래 온천수를 만끽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호텔농심은 스파 객실을 통해 부산 호텔업계 터줏대감으로서 지닌 클래식함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롭고 젊은 이미지로도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워터파크급 온천장 허심청, 덤으로


호텔농심의 스파 프리미어 패밀리 객실 야외테라스 내 히노키탕에서 물이 나오고 있다. 전자동 어닝을 올려 부산 하늘을 보면서 노천욕을 즐길 수도 있다. 박경담 기자

호텔농심의 스파 프리미어 패밀리 객실 야외테라스 내 히노키탕에서 물이 나오고 있다. 전자동 어닝을 올려 부산 하늘을 보면서 노천욕을 즐길 수도 있다. 박경담 기자


1960년 세워진 동래관광호텔이 시초인 호텔농심은 농심그룹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이 1985년 인수하면서 농심 품에 들어왔다. 당시 롯데그룹에서 갈라져 나온 농심이 롯데 주력인 호텔업에 본격 진출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지며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농심은 호텔을 확장하는 대신 호텔농심에 집중하면서 부산의 대표 호텔 중 하나로 키웠다.

호텔농심엔 스파 객실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 본관 옆 5층 규모로 1991년 문을 연 온천장 '허심청'이 대표적이다. '마음까지 비우고 가는 곳'이란 뜻인 허심청은 한 번에 4,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동양 최대 온천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종류의 온천탕, 미니 수영장, 찜질방 등 웬만한 워터파크 부럽지 않은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부산 시민은 물론 여행객이 찾는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스파 객실 투숙객은 허심청을 1회 무료 이용할 수 있다.

호텔 본관 맞은편에 있는 한식당 '내당'도 호텔농심이 자랑하는 명소다. 고즈넉한 한옥집에서 맛보는 다양한 음식의 코스 요리가 대표 메뉴다. 부산에선 상견례·돌잔치 맛집으로 통한다. 허심청 건물 1층 맥주집 허심청브로이에서 판매하는 수제맥주 허심청브로이도 별미다.

호텔농심 관계자는 "이번 리뉴얼은 객실에서 동래 온천수를 즐기고 진정한 휴식을 취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진행했다"며 "투숙객은 프라이빗한 야외 스파 등에서 고급 료칸에 온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 객실의 비성수기 평일 가격은 4인 패밀리룸, 2인 더블룸이 각각 78만 원, 49만 원이다. 주말 요금은 이보다 10만 원씩 높다.

부산=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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