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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사 알려면 정사에서 시작해야"...박시백이 '고려사'에서 자의식 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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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사 알려면 정사에서 시작해야"...박시백이 '고려사'에서 자의식 뺀 이유

입력
2024.04.17 18:20
수정
2024.04.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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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고려사' 5권으로 완간

박시백 작가가 17일 '박시백의 고려사' 기자 간담회에서 '박시백의 고려사'가 "고려사를 이해하는 입문서이자 안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휴머니스트 제공

박시백 작가가 17일 '박시백의 고려사' 기자 간담회에서 '박시백의 고려사'가 "고려사를 이해하는 입문서이자 안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휴머니스트 제공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서 조선의 역사를 만화로 재해석한 박시백(60) 작가가 지난 3월 ‘박시백의 고려사’ 5권을 완간하며 고려 왕조사 500년의 복원을 마쳤다. 1권이 출간된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박 화백은 17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출판사 휴머니스트 사옥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박시백의 고려사’는) 고려의 정치사이기도 하지만,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에 대한 소개서이기도 하다”며 “고려사를 이해하는 입문서이자 안내서로 읽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150명 넘는 인물 등장...고려 500년의 기록

박시백의 고려사. 휴머니트스 제공

박시백의 고려사. 휴머니트스 제공

‘박시백의 고려사’(전 5권)는 고려의 정사 ‘고려사’ 139권 75책, ‘고려사절요’ 35권 35책에 기반한 역사 만화 시리즈다. 1권에서는 후삼국시대부터 고려의 개국 이후 100년간을 다루며, 2권에서는 대거란 전쟁과 반란을 딛고 이뤄낸 고려의 황금기를 그렸다. 3권은 무신정변을 기점으로 한 고려의 격변기를, 4권은 몽골의 침략과 원 간섭기의 고려를 살폈다. 마지막 5권은 개혁의 실패와 혁명 세력의 등장으로 망국의 길에 접어든 고려 말기의 기록이다.

외침과 내분으로 혼란한 상황에서도 고려는 500년의 세월을 버텨냈다. 박 작가는 고려를 “작지만 야무진 나라”로 봤다. 어려움을 딛고 국가를 존속시킨 ‘미지의 힘’이 곧 고려의 정체성이자 고려가 남긴 ‘유전자’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고려와 고려인의 역사를 돌아본 책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박시백의 고려사’에는 150명이 넘는 ‘주·조연급’ 역사 인물들이 등장한다. 박 작가가 숨을 불어넣은 인물 중에는 익히 알려진 모습과는 다르게 묘사된 이도 있다. 그의 책에서 궁예는 안대를 벗었다. 궁예가 안대를 착용했다는 기록이 어디에도 없어서다. 고증과 상상력에 힘입어 고려사 속 인물들은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살아났다.

정사와 야사를 막론하고 빼곡한 기록을 남긴 조선과는 달리 고려의 역사서는 그리 많지 않다. 박 작가는 부실한 기록에도 정사만 참고했다. 그는 그 이유를 “시대사를 알려면 우선 정사에 기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사가 지금껏 잘 다뤄지지 않은 영역인 만큼, 공식 기록을 먼저 제대로 짚어야 한다고 본 것. 그래서 자의적인 해석은 최대한 덜어냈다. 그의 관점이 곳곳에 녹아든 전작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과의 가장 큰 차이다.

"만화로 역사 계속 알릴 것...차기작은 해방 이후 역사"

박 작가는 앞으로도 만화를 통해 역사의 대중화에 힘쓸 계획이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헌신한 이들과 자신의 이권만을 앞세워 나라를 기울게 한 이들을 가려서 기억하는 것, 이들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재평가’를 후손들이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역사를 아는 것은 이 나라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기본 소양이자 선조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고려사에서 조선사로, 조선사에서 일제강점기 역사로 이어진 박 작가의 시선은 이제 근현대사로 옮겨 갔다. 박 화백은 “차기작에서는 1930년대 해방 이후의 역사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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