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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실수로 죽은 단짝 부른 93세 버핏 "내년 주총도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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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실수로 죽은 단짝 부른 93세 버핏 "내년 주총도 오고 싶다"

입력
2024.05.06 10:00
수정
2024.05.10 09: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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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총]
버핏, 99세 별세 멍거 부회장 애도
애플 13% 매도 "현금 257조 최대"
"후계자 아벨에 투자 결정 맡길 것"

미국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버크셔) 연례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주총 행사장에 설치된 버크셔 자회사 팸퍼드 셰프 부스에 워런 버핏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오마하=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버크셔) 연례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주총 행사장에 설치된 버크셔 자회사 팸퍼드 셰프 부스에 워런 버핏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오마하=로이터 연합뉴스

"내년에도 여러분이 오시길 바라지만, 내년에 저도 왔으면 좋겠군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버크셔) 연례 주주총회. 워런 버핏(93) 버크셔 회장이 주총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주주와의 질의 응답'을 이런 유머로 마무리 짓자, 기립 박수가 터졌다. 60년간 버크셔를 이끌며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려 온 이 투자의 귀재는 이날 자신의 투자 성과를 주주들에게 설명하며, 일찌감치 낙점한 후계자의 사업 승계 구도를 분명히 했다.

멍거 부회장 없는 첫 주총

미 월스트리트저널,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버크셔 주총은 올해도 약 3만 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특히 올해는 버핏의 사업 파트너였던 찰리 멍거 부회장 없이 열리는 첫 주총으로 눈길을 끌었다. 멍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99세로 별세했다.

주총 시작 전 멍거를 기리는 짧은 추모 영상이 방영됐다. "사람들이 그렇게 자주 틀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렇게 부자가 되지 않았을 것" 등 평소 멍거의 유머 섞인 명언이 나오자 청중 사이에선 웃음이 터졌다.

버핏은 버크셔의 기본 틀을 설계한 당사자란 의미로 평소 멍거를 "버크셔의 건축가"라 불러왔다. 이날도 버핏은 "멍거보다 재정 관리 분야에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은 없었다"면서 자신의 단짝을 애도했다. 주총장에서 자신과 나란히 앉은 그레그 아벨 버크셔 비보험 사업 부문 부회장을 가리키며 실수로 "찰리"라 부르기도 했다. 아벨은 웃으며 "큰 영광"이라고 답했다.

주총 행사장에 전시된 고(故)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과 워런 버핏 회장 캐릭터 인형. 오마하=AP 연합뉴스

주총 행사장에 전시된 고(故)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과 워런 버핏 회장 캐릭터 인형. 오마하=AP 연합뉴스


애플 13% 팔았지만 "계속 보유"

이날 버크셔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역대 최대인 1,890억 달러(약 257조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애플 주식 약 13%를 매도한 사실을 밝히며 이로 인해 현금이 늘었다고 했다. 버핏은 애플 지분을 줄인 건 "세금 이슈" 탓이지 기업에 대한 관점이 바뀐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2016년부터 애플 주식을 사들인 버크셔는 뱅가드 그룹 등 투자 펀드를 제외하면 애플의 최대 주주였다.

그는 애플이 버크셔가 지분을 보유한 또 다른 기업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나 코카콜라보다 "더 나은 기업"이라며 "향후에도 이들 기업을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 등과 주총장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쿡 CEO는 과거에도 몇 차례 버크셔 주총을 찾았다.

팀 쿡(가운데) 애플 최고경영자가 4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한 모습. 오마하=로이터 연합뉴스

팀 쿡(가운데) 애플 최고경영자가 4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한 모습. 오마하=로이터 연합뉴스


"후계자 아벨이 투자 결정할 것"

버핏은 2021년 자신이 후계자로 낙점한 아벨 부회장이 향후 버크셔의 투자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동안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 등을 미뤄볼 때 아벨이 버핏과 같은 투자 자율성을 갖지 못할 것이란 일각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버핏은 "(투자 결정의) 책임은 전적으로 아벨에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사업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 아벨은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 CEO 등을 거쳤다.

앞서 버크셔가 미디어 대기업 파라마운트 글로벌에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본 것에 대해 버핏은 "100% 내 책임"이라며 "주식을 전량 매도했고 꽤 많은 돈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버크셔가 보유했던 파라마운트 주식은 지난해 말 기준 6,330만 주에 달했다. 파라마운트는 대규모 실적 부진에 2022년에만 주가가 44%, 지난해 12% 하락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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